
나는 10년 차 디지털 마케터다.
한국에서 나름 안정적인 커리어를 쌓아왔고, 현재도 대기업 계열 미디어 업계에서 디지털 마케팅 업무를 하고 있다.
겉으로 보면 굳이 “이민”이라는 불확실한 선택을 할 이유가 없어 보이는 위치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미국 취업이민 EB-3 비숙련(Unskilled) 루트를 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너무 오래 걸리고, 리스크 크고, 현실적인 대안도 아닌 선택지”라는 바로 그 루트다.
참고로 흔히 ‘EW(비숙련 이민)’라고 불리는 루트는
정확히 말하면 미국 취업이민 3순위인 EB-3(Unskilled) 카테고리에 해당한다.
이 글에서는 편의상 EB-3 비숙련 루트라고 부르겠다.
왜 하필 이 길이었을까.
그리고 왜 나는 이 선택이 오히려 가장 현실적이라고 생각하게 됐을까.
이 글에서는
마케터의 시선으로,
그리고 한 아이의 엄마이자 아내의 입장에서,
감정이 아니라 구조와 확률로 계산한
우리의 선택 이유를 정리해보려고 한다.
솔직히 말하면,
이 선택을 하고 나서도
매일 밤 한 번씩은
“이게 맞나?”라는 생각을 한다.
1. 안정적인 한국 커리어보다 더 불안했던 건 ‘천장 있는 인생’이었다
나는 한국에서 커리어가 없는 상태가 아니다.
연봉이 매년 조금씩 오르고, 이직 시장에서도 수요가 있는 직무를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안정적인 직장인”에 가까운 상태다.
그런데 아이가 태어난 이후,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문득 이런 계산이 머릿속에 들어왔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앞으로 20년 뒤에 내 삶의 상한선은 어디일까?”
부동산, 세금, 물가, 교육비, 노후.
이 모든 변수를 넣고 나니,
아무리 잘 굴려도 한국에서의 인생은
어딘가 ‘정해진 천장’ 안에서만 움직인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건 단순히
“내가 더 잘 살고 싶다”의 문제가 아니었다.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 되니까
이 선택이 곧
“이 아이가 어떤 출발선에서 인생을 시작하느냐”
의 문제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때 처음으로
“국가 단위로 인생을 갈아타는 선택”을
진지하게 계산하기 시작했다.
2. EB-3 비숙련은 느리지만, 내가 계산해보니 가장 ‘예측 가능한’ 이민 루트였다
우리는 미국 이민 루트를 거의 다 검토했다.
- 유학 → 취업
- 투자이민
- E-2 비자
- 취업이민 숙련직(EB-2, EB-3 Skilled)
그런데 이 루트들은 공통적인 문제가 있었다.
❌ 비용이 너무 크거나
❌ 실패 확률이 높거나
❌ 개인 스펙 의존도가 너무 높거나
❌ 중간에 끊길 확률이 높았다.
반면, EB-3 비숙련 루트는 구조가 단순했다.
- 미국 고용주 스폰서
- 노동허가 → I-140 → 영주권
- 학력, 영어, 경력 거의 안 봄
- 대신 시간이 오래 걸림
마케터 시선으로 이걸 보면 이렇게 해석된다.
“성공 확률이 높은 대신
시간이 비용인 상품”
나는 이걸 나쁘다고 느끼지 않았다.
오히려:
- 성공 확률
- 중도 탈락 리스크
- 총비용
- 변동성
이 네 가지를 놓고 보면
EB-3 비숙련 루트가 제일 **‘예측 가능’**했다.
3. 우리는 ‘영주권 이후 인생’까지 같이 계산했다
우리가 이 루트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영주권이 ‘목표’가 아니라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구조는 이렇다.
- 남편은 현재 한국에서
조종사 커리어를 준비 중이다.
비행 훈련을 이수했고,
장기적으로는 미국에서 FAA 전환 →
비행시간을 쌓아 항공사 취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나는
마케터 커리어를 유지하면서
영어권 시장용 개인 브랜드와
디지털 자산(블로그, 콘텐츠, 자동화 수익)을
장기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즉 우리는 처음부터
“미국 가서 뭐 하지?”가 아니라,
“영주권 이후에
어떤 인생을 굴릴 건지”
를 먼저 짜놓고
그 구조에 맞는 이민 루트를 고른 케이스다.
그리고 그 구조에
EB-3 비숙련은 꽤 잘 맞았다.
마무리: 이 블로그를 ‘로그북’으로 쓰는 이유
이 블로그 The Next Runway는
단순한 이민 후기 블로그가 아니다.
우리가:
- 어떤 계산을 했는지
- 어떤 실수를 했는지
- 어떤 선택이 틀렸는지
- 그리고 시간이 지나
이 선택이 옳았는지 틀렸는지
이걸 전부 기록하는 로그북이다.
다음 글에서는
우리가 실제로 EB-3 비숙련 루트를 선택하면서
검토했던 타임라인과 비용 구조,
그리고
이민 업체를 고를 때 세운 기준을
정리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