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선택을 하고 나서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생활의 형태가 아니라 시간을 바라보는 방식이었다.
겉으로 보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안쪽에서는 조금씩 바뀌고 있다.
1. 조급함의 방향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언제 결과가 나오지?”라는 조급함이 컸다.
지금은
“이 시간을 어떻게 지나갈까”로 바뀌었다.
결과를 앞당길 수 없다는 걸 받아들이고 나니,
조급함이 사라졌다기보다
방향을 잃지 않게 관리하게 됐다는 표현이 더 맞다.
2. 비교를 의식적으로 멀리하게 됐다
다른 사람의 속도,
다른 케이스의 결과를
계속 들여다보면 마음이 흔들린다.
그래서 요즘은
의식적으로 비교를 줄였다.
정보를 끊는 게 아니라,
필요 없는 정보는 흘려보내는 연습에 가깝다.
3. 일상은 그대로 두는 게 중요해졌다
이민 준비가
일상을 잠식하면
기다림은 더 길게 느껴진다.
그래서 우리는
일상은 최대한 그대로 두기로 했다.
- 일은 계속하고
- 아이의 하루는 변하지 않게
- 지금의 삶을 ‘대기실’로 만들지 않기
이 선택이
기다림을 버티게 해준다.
4. 확신 대신 기준이 생겼다
확신은 아직 없다.
그리고 아마 꽤 오래 없을지도 모른다.
대신
우리가 왜 이 선택을 했는지에 대한 기준은 생겼다.
그 기준이 있으면
흔들릴 때 다시 돌아올 지점이 생긴다.
지금 이 시기의 기록
이 글은
기다림을 미화하려는 글이 아니다.
다만
이 시간이 아무 의미 없이 흘러가고 있지는 않다는 걸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언젠가
이 시간을 지나 다른 단계에 도착했을 때,
지금의 생각을 다시 읽어볼 수 있도록.
다음 글에서는
이 기다림 속에서도
우리가 계속 유지하려고 했던
아주 사소한 원칙들에 대해 정리해보려고 한다.
큰 다짐이 아니라,
매일 지키는 작은 기준들에 대한 이야기다.